2020 수원문학 작품상 수상작
구두수선공
김경은
거친 보도블록에
닳아버린 고단함이
삼천원 지폐로 찾아든다
오래되어 나지막한 집
뒷짐진 늙은 청춘 한 생을 바쳐온 곳
벽보에 펼쳐 걸린
먹물 뿌려 그린듯한 유연한 손놀림
젊은 날 밤을 새워 다독이던 꿈의 궁전
모서리가 반듯하다
헤아리지 못할 별을 달아둔
구두 닦는 남자
키 큰 은행나무 곁에 그는
잔설에 몸 젖어도 맨발로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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