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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왔나 봐요.

지슬의 세계 2013. 3. 24. 22:39

봄이 왔나 봐요.

 

지슬박경남

 

겨우내 지친 입이 까다로워졌다

입맛을 잃은 나는

아내에게 투정을 부린다.

한두 살 어린애도 아닌데

뭔 투정이냐고 곱게 흘린 눈엔

정이 흐른다.

 

나들이 가자는 아내와

들판으로 나간다.

쪼그리고 앉아 나물을 캔다.

냉이며 쑥이며 소리쟁이 새순이

파릇이 올라와 있다.

봄이 왔나 보다

 

오늘 저녁엔 봄을 먹을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