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란정

[스크랩] 바다여

지슬의 세계 2015. 1. 30. 23:25

 

 

바다여

 

지슬 박경남

 

바다여

많이 드셨는가요?

얼마나 배부르게 드셨으면

허옇게 트림이 새어나오는가요?

 

살려달라는 애절한 목소리가

들리지 않던가요?

살고 싶다는 처절한 절규의 목소리에

귀를 막아 버리셨나요?

꿈을 이루고 싶다는

몸부림이 보이지 않던가요?

 

자식을 부르는 쉰 목소리와

눈물이 말라버린 눈동자들

너부러져 있는 처참한 어미의 모습을 보고

웃고 계시는 않겠지요?

물속으로 자맥질하는

미련한 인간들의 행동을

비웃지는 않으시겠지요?

 

다 드셨으면 이젠 내 주십시오.

울고 있는 하늘을 달래주시고

살아있을 거란 희망도 잃어버리고

시체만이라도 찾겠다는 부모들을 위해

양보 좀 해 주십시오.

 

포세이돈이여

 

 

출처 : 석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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