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란정

[스크랩] 당신이란 이름의 꽃

지슬의 세계 2015. 1. 31. 01:36

 

 

당신이란 이름의 꽃

 

                                지슬 박경남

 

당신이 내게로 오시는 것을

나는 보았어요.

 

나는 움직일 수 없기에

내게서 나는 향기를

바람에 실어 보내드렸더니

당신은 호기심 가득한 모습으로

다가와 나를 반겼지만

사실 더 반긴 건 나였습니다.

 

한낱 이름 없는 꽃이라고

눈길조차 주지 않던 사람들이 많았는데

당신의 따뜻한 손길로

나를 만졌을 때

눈물이 날 만큼 고마웠어요.

 

당신은 이름을 물어봤지요.

그래요, 나도 이름이 있었어요.

그러나 이름을 불러 주는 사람이 없었기에

나도 내 이름을 잊어버리고 말았어요.

굳이 이름을 부르고 싶다면

나는 당신이라는 이름의 꽃이라 부르고 싶어요.

 

왜냐하면

당신이 나를 만진

처음 사람 이였으니까요.

 

 

 

출처 : 석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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