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란정

[스크랩] 무상(無常)의 소고(小考)

지슬의 세계 2015. 1. 31. 01:56

무상(無常)의 소고(小考)

 

지슬 박경남

 

죽음은 그림자처럼

언제나 옆에 따라 다니고 있었다.

 

속이 텅 빈

커다란 느티나무 어디에선가

맴맴 거리며 날개를 비벼가며

한껏 목청을 높이던 놈이

끈 떨어진 연처럼

살랑대는 바람에 툭하며

어깨위에 떨어지더니

별다를 몸부림도 없이

생(生)을 마감한다.

 

이렇게 부질없는 게 삶이였던가?

이렇게 쉽게 허물어질 줄 알았다면

태고 같은 시간을

그토록 살아남으려고

진저리치게 애를 썼단 말인가?

 

매미의 주검 앞에

인생을 고민해본다.

출처 : 석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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