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란정

[스크랩] 달이 말을 걸다.

지슬의 세계 2015. 1. 31. 02:19

  poto by 어리버리 공주

 

달이 말을 걸다.

 

지슬 박경남

 

자동차 문 잠그는

리모컨 소리에 놀랐는지

구름 속에 숨었던 하얀 달이

빠끔히 얼굴을 내밀고 내려다본다.

 

눈이 마주친 달은

무엇을 말하려는지 머뭇거리다

말을 건넨다.

귀찮았다.

뭔 말인지도 모르겠거니와

밤새 거리를 누빈 몸이 피곤하다.

달은 쫓아오면서까지 말을 걸지만

대답하기 싫었다.

 

집이 가까워져서인지

달은 옷자락을 붙잡는다.

획 하니 손을 뿌리치고

현관으로 들어오는 내게

달은 속삭인다.

"피곤할 테니 얼른 자"라고

 

미안한 마음에

달을 쳐다보며 싱끗 웃어주었다.

달도 고마웠는지 방끗 웃고 있다.

출처 : 석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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