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란정

[스크랩] 근심·걱정 녹여주는 귀여운 녀석[수필, 삶의 이야기]

지슬의 세계 2015. 1. 31. 02:52

근심·걱정 녹여주는 귀여운 녀석

 

  사실 어제(201515) 오전에는 참담한 심정이었습니다.

하루의 일과를 시작하는 것은 언제나처럼 차에 시동을 거는 것입니다.

어제도 늦은 아침을 먹고 차가 주차되어 있는 곳으로 가 보니

운전석 창문 유리가 박살이 나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처음 당하는 일이라 황망하기도 하고 해서 곧바로 경찰에 신고하고

기다리며 휴대전화기로 사진을 찍어 우리 가족 카톡방에 사진을 올렸습니다.

 

  아빠가 밤에만 일하기에 자식들과의 대화가 단절되는 느낌이 들어

서로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 정도는 알아야 하고 또 소통하기 위해서

가족 카톡방을 만들어 이용하고 있답니다.

 

  경찰이 와서 조서를 꾸미고 분실물이 있는가를 물어보더니

이 각도 저 각도에서 사진을 찍고 나서 강력계에서 연락이 갈 거라는

 말을 남기고 경찰은 가고 저는 차를 수리해야겠기에

가까이 있는 자동차 유리 점으로 갔습니다.

 

  주인은 오늘 웬일이냐며 아침부터 운전석 유리가 파손돼서 온 차들이

제 차까지 네 대나 된다고 했습니다. 운전석 유리는 잘 파손되는

것이 아니라 재고가 없다면서 창고에 가서 가져와야겠다고 나가고

저는 그 사이 유리파편을 청소하기 시작했습니다.

한참 청소를 하고 있는데 딸아이는 아빠 걱정이 됐는지 전화를 했습니다.

자초지종을 말하는 가운데 큰아들 녀석은 카톡 문자로

경찰에 신고했느냐고 물어왔습니다.

 

  한참을 통화하고 있는 중, 다른 차가 들어오기에 보니

그 차 역시 운전석 창문 유리가 박살이 난 채 들어오는 것이었습니다.

아마 새벽에 비가 오고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 블랙박스에

찍힐 염려가 없으니 많은 차를 망가뜨린 것 같았습니다.

 

  차 유리가 도착해서 수리를 마치고 집으로 들어와 쉬고 있는데

딸아이 전화가 다시 울렸습니다. 아까 통화할 때

찬효는 자고 있었는데 잠결에 들었는지 제 어미한테

하쁘는? 하쁘는? 하면서 하쁘의 안부를 묻더랍니다.

하쁘는 하쁘네 집에 계시지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하쁘한테 전화해 달라고 하더랍니다. 왜 그러냐? 물으니

하쁘가 걱정이 돼서 그런다나요?ㅎㅎ

이제 네 살짜리가 그래도 하쁘라고 걱정해 주네요.

 

  하루를 황망하고 참담한 심정으로 시작했다가

손주 녀석의 걱정해주는 말 한마디에 근심·걱정은

봄 눈 녹듯 사라져 버리고 어느새 마음은 즐거움으로 변했습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귀여운 녀석 내 손주 찬효.^^

 

 

 

 

 

 

출처 : 석란정
글쓴이 : 지슬/박경남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