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

지슬의 세계 2017. 4. 19. 12:35


꽃잎
지슬 박경남
봄볕 한 아름 
품에 안았던 꽃잎이
더 큰 아름을 벌려 
따뜻한 바람을 머금는다.
한껏 맵시를 뽐낼 시간이
짧아지고 있는 것이 보인다.
아직 더 머물렀으면 하는 
마음 간절한데
열흘도 채 안 되어 가려 하다니
누가 그리 급하게 떠나라 했는지?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따라나선 발걸음이었나.
야속하기 그지없는 임 같은 
저 꽃잎은 아쉬움도 없는 듯
달빛 교교히 흐르는 밤
사뿐히 바닥에 내려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