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울음소리

지슬의 세계 2017. 5. 12. 04:21



개구리 울음소리
지슬 박경남
내가 어렸을 때 배운 기억으론
개구리는 어머니 말씀 안 듣고 살다 
어머니 돌아가시며 남긴 유언대로 
그것도 효도랍시고 개울가에 무덤을 쓰고 나서 
비가 오는 날이면 어머니 무덤이 
쓸려 내려가지 않을까? 후회되어 
소리 높여 운다고 배웠다.
빌딩이 숲을 이루고 있는 도심에서 들리는 
개구리 울음소리에 귀를 기울여 본다.
개울도 없고 쓸려갈 어머니 무덤도 없는데
무엇이 서러워 저리도 목 놓아 슬피 울까?
아마 선조들이 이루어 놓은 터전을
인간들에게 빼앗긴 게 분하고 서러워 
저리도 슬피 우는 건 아닌지 
차를 세워 놓고 곁에 주저앉아
나도 함께 울고 싶어진다.
 

개구리 울음소리

 

지슬 박경남

 

내가 어렸을 때 배운 기억으론

개구리는 어머니 말씀 안 듣고 살다

어머니 돌아가시며 남긴 유언대로

그것도 효도랍시고 개울가에 무덤을 쓰고 나서

비가 오는 날이면 어머니 무덤이

쓸려 내려가지 않을까? 후회되어

소리 높여 운다고 배웠다.

 

빌딩이 숲을 이루고 있는 도심에서 들리는

개구리 울음소리에 귀를 기울여 본다.

개울도 없고 쓸려갈 어머니 무덤도 없는데

무엇이 서러워 저리도 목 놓아 슬피 울까?

아마 선조들이 이루어 놓은 터전을

인간들에게 빼앗긴 게 분하고 서러워

저리도 슬피 우는 건 아닌지

차를 세워 놓고 곁에 주저앉아

나도 함께 울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