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적문화답사

여주 계신리 마애여래입상

지슬의 세계 2018. 4. 10. 03:35

발길이 바빠졌다. 기왕에 여주에 왔으니 답사하려고 계획했던 것을 진행 하려니 시간이 촉박했다.

계산리 마애여래입상은 비교적 찾기가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내비의 안내에따라 차를 멈추고 바라보니 새로 지어진듯 깨끗하게 단장된 석불암이라는 암자가 눈에 들어 왔다. 한쪽에 세워진 안내판을 읽어보며 조금 내려가니 절벽에 맞대여 지어진 정자각이라고 해야하나? 입상을 보호하려는 것 같은 지붕이 씌여져 있다. 

높이 2.23m.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98. 부처울이라고 불리는 마을의 암자인 석불암(石佛庵) 부근에 위치해 있다. 남한강이 바라다 보이는 강변의 높이 4.5m, 넓이 2m 암벽에 양각(陽刻: 평평한 면에 글자나 그림 따위를 도드라지게 새기는 일)되어 있다.

원형의 두광(頭光: 부처나 보상의 정수리에서 나오는 빛)과 대좌(臺座)가 모두 갖추어져 있으며 상태도 아주 양호하다. 얼굴은 넓적한 방형(方形: 네모반듯한 모양)이며 뺨에는 살이 많다. ··입은 정제되어 있어 원만한 얼굴 모습을 이루며, 귀는 길어 어깨에 이른다. 약간 짧은 듯한 목에는 삼도(三道)가 분명하다.

소발(素髮)의 머리 위에 육계(肉髻: 부처의 정수리에 있는 뼈가 솟아 저절로 상투 모양이 된 것)가 큼직하다. 넓은 어깨 위에 통견(通肩: 어깨에 걸침)의 불의(佛衣)가 걸쳐져 있으며, 양쪽 팔을 감고 유려하게 흘러내리고 있다.

그 사이의 U자형 주름과 내의 띠 매듭, 왼쪽 어깨 부분의 불의를 고정시키는 고리 등의 표현이 정교하고 세련되었다. 오른손은 어깨까지 올려 손바닥을 안쪽으로 향하고 있다. 왼손은 옆으로 내려 손바닥을 보이고 있다.

광배(光背: 회화나 조각에서 인물의 성스러움을 드러내기 위해서 머리나 등의 뒤에 광명을 표현한 둥근 빛)3중의 두광만을 마련하고 있는데, 가장자리에는 불꽃무늬가 생동감 있게 조각되어 있다. 선각(線刻: 선으로 새김.)으로 새겨진 연화좌(蓮華座) 위에는 양쪽으로 넓게 벌린 발이 낮은 부조(浮彫: 돋을새김)로 표현되어 있다.

양감 있는 얼굴, 당당하지만 다소 경직화된 신체, 불의 안의 띠 매듭, 왼쪽 어깨 위에 불의를 고정시키는 고리 장식 등의 표현은 같은 여주군에 있는 포초골미륵좌불(경기도유형문화재 제35)과 비견된다.

이 작품은 건장한 신체, 유려한 옷주름, 세련된 연꽃대좌 등으로 미루어 볼 때 통일신라시대 양식을 잘 반영하고 있는 당대의 수작(秀作)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얼굴과 하체 등 신체 각 부분에서 보여지는 다소 형식화되고 경직된 듯한 느낌은 포초골 석불좌상과 같은 시기인 고려시대 전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측하게 한다.

마애여래입상을 마주하려면 한사람이 홀홀하게 들어갈 수 있는 좁은 입구가 바위사이로 난 길로 들어가야 한다.


남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이곳은 옛날부터 이곳을 지나가던 뗏목꾼들이 무사안녕을 빌고 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