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뜨는 우물

지슬의 세계 2018. 8. 22. 01:57

무지개 뜨는 우물

 

지슬 박경남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면

주전자 하나 들고 건넛마을로 간다.

작은 손으로 두레박질을 잘해도

건들거리는 춤사위에

반쯤 밖에 퍼 올리지 못했다.

 

샘이 깊었던 것도 있지만

산 밑에 있어서였는지

시원하기가 냉장고 물 못지않았다.

주전자에 맺힌 물방울에

얼굴을 대 보기도 하였다.

 

소나기 한 줄금 쏟아지면

아이들을 우물가로 뛰어간다.

우물 안에 무지개가 뜨기 때문이다.

들여다보는 아이들 머리에

무지개가 올라앉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