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희의 날에
박경남
수많은 사람
혼잡한 가운데
애타는 마음의 여인
남에게 말 못할 부끄러운 병
무리와 함께하지 못하는 저주받은 병
고통은 나의 일부가 된지 이미 오랜 세월
이 병으로 인하여 가족들은 떠나가 외톨이가 되었고
가지고 있던 재산은 날아가 버린 새가 되었네.
내 귀에 들리는 희망의 소리
많은 사람의 병을 고치시고
귀신을 떠나게 하셨다는 그분 예수
그분의 옷자락이라도 만지기만 하면
나을 것만 같은데
어떻게 해야 하나
어떻게 하면 그분 가까이 가서
옷자락이라도 만져 볼 수 있을까?
밀치고 떠밀리어
가까이 조금 더 가까이
그분의 옷자락은
찢겨질 정도로 많은 사람이 붙들고 있었네.
나도 한 자락 붙들고 싶어서
안간힘 손 내밀어 그분의 옷자락 붙들었네.
뒤돌아보시는 그분의 눈에 비춰진 내 모습
나는 느낄 수 있었네
그분의 능력이 내게 임하였음을
그분은 말씀하셨네.
인자한 목소리로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으니 평안히 가라”
아~ 평생 잊지 못할 이날이여
열두 해를 알아온 혈우병에서 해방된 이날
이 환희의 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