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쳐 먹으세요

쳐 먹으세요 지슬 박경남 배가 고팟다. 근처에 자주가는 식당을 찾았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여서인지 식당 문은 굳게 닫혀 있다. 할 수 없어 시장안을 어슬렁 거린다 마치 암사자가 먹이를 아이콘택하는 것처럼 드디어 찾았다 하얀 김이 풍성하게 올라오는 국밥집 자리잡고 앉아 음식을 주문한다. 맛이 왜이래? 싱겁고 냄새가 난다 그제서야 주인이 말을 건다 소금 넣고 후추 쳐 넣으란다. 우~ 어째 말하는 것이 좀 더 교양있는 말은 없을까? 하긴 넣어 먹고 쳐 먹으라는 말 밖에

2021.02.23

낚시에 대한 소회

낚시에 대한 소회 지슬 박경남 내가 붕어를 처음 본 것이 어릴 적 장맛비가 줄기차게 내리다 잠시 멈추었을 무렵 작은 아버지의 불호령이 무서워 집 앞 개울에서 족대질 할 때 허연 배를 드러내고 팔딱이는 살려고 몸부림치는 붕어일 것이다. 이웃 이발소 집 아저씨 따라 동두천 개울에서 낚시를 드리울 때 낚싯대 끝이 파르르 떨리는 순간 낚아챈 손끝 저 너머에서 한 생명의 발버둥이 전해져 왔다 손맛이란 이런 거구나 잊을 수 없는 그 맛 사촌동생들과 의기 투합하여 고잔저수지로 낚시를 갔을 때 낚싯대를 펼쳐놓고 하나씩 미끼를 끼울 때 보였던 낚싯대 끝의 움직임 털퍼덕 앉아 있던 나를 잊은채 낚싯대를 잡아챈 순간 나는 악소리를 내며 좌대를 뒹굴었다 낚싯대 끝이 나의 불알을 호되게 꾸짖는다 나의 비명을 듣고 달려온 동생 ..

2021.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