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산

지슬의 세계 2020. 2. 22. 01:20

겨울 산

 

지슬 박경남

 

네가 옷을 벗을 때

추운 겨울 눈보라를

어떻게 보낼 수 있을까?

생각하다 그만

추위에 떨고 있을 네가

불쌍해 눈물을 보일 뻔했어.

 

그나마 다행이었던 건

네 발밑에 모여 있는

자식 같은 네 옷이 있었어.

쌩쌩 칼바람 부는 날

네 옷이 흐트러질 때

나는 눈물을 훔쳤지만

 

그때서야 나는 깨달았어.

네가 옷을 벗은 건

보지 못했던 아름다움을

보여 주려 한 깊은 배려였다는 것

한 올도 남아 있지 않은 그 사이로

네 찬란한 빛을 보았던 게야.

 

 


''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0일  (0) 2020.03.01
막차 지나간 선로  (0) 2020.02.22
시래기  (0) 2020.02.22
등대  (0) 2020.02.16
등대-윤수천  (0) 2020.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