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차 지나간 선로

지슬의 세계 2020. 2. 22. 01:49

막차 지나간 선로

 

지슬 박경남

 

미끄러지듯 들어왔다

후회 없이 돌아보지 않고 사라진다.

바람은 따라가려다 멈추어 서고

남겨진 공허만이 무엇을 말하는 듯

어둠 속에서 귓전을 울리고 있다

 

껌뻑이는 불빛은 남겨진 발자국을

돌아오지 않을 곳으로 안내한다.

무엇을 얻으려 다가가는 영혼들은

옷깃 깊숙이 묻었던 얼굴들을 향해

속삭이며 빈 시간에게 손을 내민다

 

내일이면 반복될 시간의 자국들

멀리서 환한 불빛이 어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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