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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홀로 남아

지슬의 세계 2013. 6. 22. 04:16

나 홀로 남아

 

                    지슬 박경남

 

그렇게도 억울하였더냐.

나라의 보물이 불탈 때

세상에 이럴 수가 하는

안타까운 탄식이 터져 나왔다

불에 못 견디고

“아”하는 비명에

보물이 무너질 때

대한민국도 무너져 내렸다

 

지금 이게 뭐란 말이냐

남의 옷을 입고 춤추는

광대가 되어 버렸다.

아무리 깎고 다듬고

분칠을 한들

그 속에 남아 있는 건

허울 좋은 이름뿐

찬란했던 역사도

부귀 광명도 간곳없이

사라져 버리고

남아 있는 건

나뿐이다

 

슬프다

가슴이 아프다

이러지들 마라.

뿌리가 흔들리면

죽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마음에 새겨라

이제 내 두 눈

똑바로 뜨고 보리라

더는

억울한 사람이 없기를

 

 

 

 

시작 note

복원된 숭례문을 보고 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