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남아
지슬 박경남
그렇게도 억울하였더냐.
나라의 보물이 불탈 때
세상에 이럴 수가 하는
안타까운 탄식이 터져 나왔다
불에 못 견디고
“아”하는 비명에
보물이 무너질 때
대한민국도 무너져 내렸다
지금 이게 뭐란 말이냐
남의 옷을 입고 춤추는
광대가 되어 버렸다.
아무리 깎고 다듬고
분칠을 한들
그 속에 남아 있는 건
허울 좋은 이름뿐
찬란했던 역사도
부귀 광명도 간곳없이
사라져 버리고
남아 있는 건
나뿐이다
슬프다
가슴이 아프다
이러지들 마라.
뿌리가 흔들리면
죽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마음에 새겨라
이제 내 두 눈
똑바로 뜨고 보리라
더는
억울한 사람이 없기를
시작 note
복원된 숭례문을 보고 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