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란정

[스크랩] 으악새

지슬의 세계 2015. 1. 31. 02:27

    으악새 지슬 박경남 옷깃을 여미게 하는 시간 속에 벌판은 점점 더 황량해지고 쓰러질 듯 흐느적거리는 네 모습은 결코 추한 게 아니었어. 가을햇살아래 빛나는 너는 걸음을 멈추게 하였고 뒤돌아보게 하였지 은빛 머리칼을 멋지게 쓸어 올리는 소슬바람의 빗질에 자신을 맡기는 너처럼 나도 그렇게 늙고 싶어

 

으악새

                       지슬 박경남

옷깃을 여미게 하는
시간 속에  
벌판은 점점 더 황량해지고

쓰러질 듯
흐느적거리는 네 모습은
결코 추한 게 아니었어.

가을햇살아래 빛나는 너는 
걸음을 멈추게 하였고
뒤돌아보게 하였지

은빛 머리칼을 멋지게 쓸어 올리는
소슬바람의 빗질에
자신을 맡기는 너처럼

나도 그렇게 늙고 싶어

 

출처 : 석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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