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란정

[스크랩] 산이 부른다.

지슬의 세계 2015. 1. 31. 02:44


      산이 부른다. 지슬 박경남 언제나 그 자리에서 묵묵히 지켜보던 산이 무슨 커다란 볼일이 있는지 다급하게 나를 부른다. 지팡이에 아이젠 고글에다 가죽 장갑까지 만반의 준비를 하고 가까이 다가선다. 솜이불을 덮은 듯 눈 덮인 산 길가의 마른풀도 왜? 이제야 오느냐고 반긴다. 가까워진 정상 가파른 언덕이 길을 가로막는다. 숨은 턱까지 차오르고 온몸은 땀으로 흥건하다. 한발 한 발짝 내딛는 발걸음에 정상은 그만큼 가까워진다. 조금만, 조금만 더 안간힘을 써서 기어오른다. 드디어 정상이다. 모두가 내 발아래 있음이 뿌듯하다. 정상을 정복했다고 고함을 질러본다 산은 웃으면서 이야기한다. 네가 정복한 게 아니라 내가 잠시 빌려준 것이라고…….
출처 : 석란정
글쓴이 : 지슬/박경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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