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스크랩] 영어 기피증이 만들어낸 에피소드

지슬의 세계 2015. 2. 18. 04:28

영어 기피증이 만들어낸 에피소드

 

영어를 저만큼 못하는 사람도 이 세상엔 드물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우리나라 속담에 낫 놓고 기억 자도 모른다는 속담이 있듯이 지게 놓고

A자 모르는 사람이 바로 저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영어 잘하는 사람들 보면 부럽다는 생각보다는

조금 부담스러운 사람으로 생각합니다.

어설프게 영어를 안다고 떠들어 대는 사람은 그 사람의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좋아하지 않는답니다.

그래서 저는 가끔 영어 잘하는 사람들에게 조금 웃기지 않는 조크 joke를 던지곤 합니다.

사실 조크라는 말도 영어이다 보니 제가 영어를 전혀 못 하는 것도 아니네요.

각설하고,

말인즉슨 영어를 하는 사람에게 왜 욕을 하십니까?” 하고 말을 던지면

그 사람은 영문을 몰라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반문을 하지요.

그때 저는 제가 워낙 영어를 못해서 영어를 잘하는 사람을 보면

꼭 욕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그럽니다.” 하지요.

그러면 상대방이 무안한 웃음을 웃어주어 분위기를 바꿔 놓는답니다.

 

몇 일 전 동생의 생일을 맞이하여 동네에서 유명하다는 한우 집에 갔었지요.

오랜만에 한우로 목구멍에 때를 닦는다. 생각하니 저절로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어머니를 모시고 동생들 내외와 조카들이 한자리에 모여 시끌벅적 고기를 구워 먹다 보니

채소가 모자랐습니다.

제수씨는 식당에서 서빙 하는 사람에게 채소와 다른 밑반찬을 갖다 달라고 했지만

제대로 가져다주질 않았습니다.

하는 수 없이 일어나기 제일 편한 제가 일어나서 사장님한테 물어봤지요.

채소가 모자라는데 어디 가서 가져와야 하느냐고요.

그랬더니 사장님이 말씀하시길 여기서 채소는 셀프입니다.” 하더라고요.

저는 장난기가 발동해서 식당 사장님께 좋게 말씀하시지 왜 욕을 하십니까.” 했더니

사장님이 깜짝 놀라시면서 아니 제가 언제 욕을 했다고 그러십니까?” 하는 게 아니겠어요.

그땐 제가 더 놀랐지요. 그래서 웃으면서

제가 우스갯소리를 잘해서 영어 하는 사람들에게 조크를 던지다 보니

사장님한테도 그랬나 봅니다.” 하면서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지요.

당황했던 사장님도 제가 우스갯소리로 그랬다는 말을 이해하시고는

함빡 웃으시면서 재미있으시네요. 영문도 모르고 깜짝 놀랐습니다.” 하면서

좋게 받아주시더라고요.

 

아무리 영어를 몰라 기피증이 있다고 하더라도 하마터면 큰 봉변당할 뻔했네요.

이젠 그런 농담은 하지 말아야겠습니다.

영어 기피증이 만들어낸 에피소드였습니다.ㅎㅎㅎㅎㅎㅎ

 

 

출처 : 아람문학, 시인과 비둘기
글쓴이 : 지슬/박경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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