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마음의 눈

지슬의 세계 2018. 2. 9. 04:15

 

개그맨이자 틴틴파이브 멤버로 활동하던

이동우 씨는 결혼을 하고

100일쯤 지난 뒤 '망막 색조 변성증'

이라는 불치병으로 시력을 잃게 되었는데..

 

그 사연을 들은 천안에 사는 40대 남성이

눈을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기쁜 마음으로 한걸음에 달려갔지만

동우 씨는 눈을 기증받지 않고 돌아왔다.

"왜 그냥 돌아오셨나요?"

"이미 받은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분은 저에게 세상을 보는 눈을

주셨기 때문입니다."

눈을 기증하겠다는 그 남자는 '근육병' 환자였다.

 

사지를 못 쓰는 오직 성한 곳은 눈밖에 없는 사람이었다.

동우 씨가 말했다.

"나는 하나를 잃고 나머지 아홉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데.

그분은 오직 하나 남아 있는 것마저 주려고 합니다.

어떻게 그걸 달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마음의 눈

 

지슬 박경남

 

열광하는 관객들의 표정도

현란하게 돌아가는 사이키 조명도

긴장하며 무대를 바라보는

스텝들의 긴장한 얼굴도

 

화장 안한 아내의 뽀얀 얼굴도

천진난만하게 뛰어노는 발그레 달아오른 딸아이의 얼굴도

세상에 그 어느 것하고 바꿀 수 없이 친하게 지내던

많은 지인의 모습을

지금은 볼 수 없지만

 

막막한 내 현실을 부정하고

폭발해 버릴 것 같은 마음을 진정해 봅니다.

이것이 내 현실이고

내게 주어진 운명이라면

따라야겠지요.

극복해야겠지요.

 

육안으로는 볼 수 없지만

갑갑하고 답답함 이루 말할 수 없지만  

마음의 눈을 떠 봅니다

세상의 모든 사물이

다시 보이기 시작합니다.

내가 처음 보았던 모습들로

 

아내도,

딸아이도,

친구들도,

관객들도,

사이키 조명도

새롭게 내게 다가옵니다.

좋아 보이네요.

신기하게 보이네요.

마음에

마음에

마음에 눈을 뜨니

 

 

 

시작 memo

이 글은 2010년 3월 12일

틴틴파이브의 이동우 씨가

실명했다는 프로그램을 보고 써 본 글입니다.

요사이 이동우 씨의 이야기가

인터넷에 종종 올라오기에 이렇게 올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