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뭍으로 올라 앉은 배

지슬의 세계 2013. 6. 11. 04:37

뭍으로 올라앉은 배

 

지슬 박경남

 

인적 뜸한 포구 언저리

뭍에 올라앉아

비스듬히 누워 있는 통통배

세월은 아련함 속의 추억을

하얗게 지우는 지우개런가?

 

뱃전을 두드리는 물결은

나를 흥분케 하였고

오랜 기다림 끝에

그물 끌어 올리는

어부의 땀은 황홀함

가라앉을 듯 무거운 배

기쁨의 노래에 춤추던 깃발

 

아물아물 멀어져 가는 기억들

빛바랜 내 이름은 희미해져 가고

점점 더 속이 비어가는 내 육신 속에

또 다른 작은 생명의 움직임

쓸쓸함을 달래주려 다가왔던

부리부리한 눈의 갈매기

무엇에 놀랐는지 황망히 날아가 버린다.

나도 날고 싶다

푸른 물결 출렁이는 그곳으로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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