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의 밤하늘
지슬 박경남
어둑어둑해지는 도심에
가로등 하나 둘 켜지고
자동차 불빛은 눈을 아프게 한다.
그렇게, 도심에 밤은 깊어 가는데
별이 보이질 않는다.
어릴 적 외가댁 앞마당에
모깃불 피워놓고 멍석 깔고 누워
삶은 감자, 옥수수 먹으며
세어보고, 찾아보던 별자리 사라졌다
아니 사라진 게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 일게다.
먹고 사는 게 바빠 찾아보지 않는 동안
누가 별을 먹어 버렸을까?
찾지 않는다고 삐쳐
느티나무 잎사귀 사이로
숨은 건 아닐까
새치름한 초승달도
황달병들은 환자처럼
누렇게 제 빛을 잃어버렸구나.
내가 보고 찾던 별자리
후세들은 어디서 볼 수 있으려나?
저 별은 나의 별 저 별은 너의 별 하며
부르던 노래마저 잊혀 버리는 것은 아닐까?
밤은 깊어 소쩍새 우는데
아이들에게 별을 돌려주고 싶은데
밤하늘 보고 가졌던 낭만을
돌려주고 싶은데
자취를 감춰버린 별빛을
휘황찬란한 불빛과
자동차 매연이란 놈이
삼켜버렸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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