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
지슬 박경남
백로 한 마리
저수지 옆 빈자리에
낚싯대를 펼쳐 놓고
기다린다.
조심조심
강태공이라도 되는 양
올곧은 검은 부리 바늘로
낚시를 한다고
살금살금
옮겨놓는 발자국에
물고기들 놀래 달아날세라
신중하기 이를 데 없네.
발이 시린지
한쪽다리 들고 서서
제 품에 넣고
녹이고 서 있다.
입질이 왔는지
검은 주둥이
콕 찍어 보지만
허탕이다.
다른 곳이
나을까 하여
자릴 옮겨 보지만
그곳도 마찬가지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집으로 가며
뒤 돌아 본다.
내일은 분명
배부를 것이라고
눈이 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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