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낚시

지슬의 세계 2013. 11. 28. 00:42

낚시

 

지슬 박경남

 

백로 한 마리

저수지 옆 빈자리에

낚싯대를 펼쳐 놓고

기다린다.

 

조심조심

강태공이라도 되는 양

올곧은 검은 부리 바늘로

낚시를 한다고

 

살금살금

옮겨놓는 발자국에

물고기들 놀래 달아날세라

신중하기 이를 데 없네.

 

발이 시린지

한쪽다리 들고 서서

제 품에 넣고

녹이고 서 있다.

 

입질이 왔는지

검은 주둥이

콕 찍어 보지만

허탕이다.

 

다른 곳이

나을까 하여

자릴 옮겨 보지만

그곳도 마찬가지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집으로 가며

뒤 돌아 본다.

 

내일은 분명

배부를 것이라고

눈이 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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