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향가
지슬 박경남
한 많은 미아리 고개 넘어가 내 고향이다.
나무 막대기로 총싸움하며
뒹굴던 산소 많은 앞동산은
콘크리트와 아스팔트가 집어삼키어
흔적조차도 찾을 수 없지만
향수만큼은 남부럽지 않게 짙다.
의정부로 내 달리던 미군 차에 손짓하며
“초콜렛트 기브 미” 하던 천진난만하던
그 친구들은 어디 갔는지
소나기 내리고 나면
언제나 변함없이 쌍무지개 뜨던 언덕
한여름 뜨거웠던 열기를 식혀주던 우물물
주전자에 담아 올 때 이슬처럼 맺혀있던 물방울
개울 봇도랑에 삼태기 들고 나가
미꾸라지 붕어 훑어 잡아 올리던
추억이 아련하구나.
발가벗고 뛰어들어 물장구치던 웅덩이
인분 속에 자란 개똥참외
한입 베어 물던 그 맛은 아직도 생생한데
인걸도 간곳없지만, 산천도 간곳없는
마음속 깊은 곳에 남아 있는 여전한 내 고향
출처 : 석란정
글쓴이 : 박경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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