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찾는다
/신금자
산처럼 쌓여 있던 패각더미, 그 산 위로
끄나풀 놓아버린 북어같이 마른달
오두막,
처맛기슭에
휘우듬히 돌아와
굴껍질 주렁주렁 바다에 내려놓고
생굴이 차오르길 기다리던 그 시간에
너무도
더디고 지루해서
돌고래 뛰는 먼 바다로
고깃배는 바다로 나간 지 며칠이면
저녁놀 돛대 높이 통통 돌아오는데···
기어이
달은 기울고
갈맷빛에 묻힌 너!
시인의 바다는 거제도다. 살아가는 길이 순탄하지만 않다. 쓸쓸하게 돌아오는 저녁 어머니의 밤이 그려진다. 한 겨울이 아니더라도 못 잊을 사람하고 운명을 뒤로 하고 먼 바다의 끝어서 시인은 어머님을 생각한다. 먼저 떠난 하늘에서 언니를 잃고 오빠를 잃으면서 어머니라는 숙명적인 바구니에 슬픔을 옮겼다. 눈부신 고립과 통증을 견디면서 달빛에 이름 하나 남기고 이별을 이야기 한다.함께 갈 수 없는 길을 걸으면서 기다림의 잔혹한 바다는 어디에 있을까? 어머니의 땅에서 목놓아 부르는 달은 시간을 촘촘하게 당기는데 그 어머님은 어디 계실까? 바다로 나가는 반짝이는 물살들로 자기 생의 어둠에 질문을 던진다. 정갈한 영혼으로 너를 찾을 수 있을까? 어머니도 언니도 오빠도 환생할 수 없지만 또 꽃잎들은 지고 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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