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늙은 해녀의 노래

지슬의 세계 2014. 6. 25. 0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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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해녀의 노래

 

지슬 박경남

 

바다가 뿜어 올린 하루가 밝아 온다.

어제처럼 또다시 반복되는 생의 그림자

하얀 세월을 검은 비늘 속에 감추고 있어도

굵은 고랑은 숨길 수 없다네.

 

이 지랄마저 손 놓으면

인생이 더 허망해질 것 같아

낡아빠진 육신 일으켜

바다의 넓은 가슴을 두드린다.

 

오랜 기다림 속에 터져 나오는

숨비소리마저 낡았는지 헐떡거리고

갈고리를 잡은 손도 맥이 없어

지친 삶의 흔적을 온몸에서 지울 수 없다.

 

천혜의 보고 꺼내고 또 꺼내도

보물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고

내 몽환의 삶도 바다 밑 바위 아래

불어터져 가라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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