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뚜막
지슬 박경남
아궁이 그을음 올라붙은
부엌 천정에
거미줄 터줏대감처럼
얼기설기 얽혀 있고
구석에 쌓여 있는 나무 단
진흙 매끄롬하게 바른 부뚜막
기름 자르르한 가마솥 하나 둘 세 개
군불 때어 끓는 물
하얀 김 내어
무쇠뚜껑 밀어 올린다.
소댕위엔 꼭 짜놓은 행주
잘 마르라고 얹어 놓은
바닥 하얀 운동화
색 바랜 사각 성냥 통
배고픈 강아지
부엌문 알짱거리고
따뜻한 곳 찾아
부뚜막에 올라앉아 고양이
아궁이 불
껌뻑껌뻑 사그라지고
매콤한 파란 연기 피어오른는
내 어머니의 젖무덤같이
따뜻함이 묻어나는 곳.
출처 : 석란정
글쓴이 : 지슬/박경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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