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란정

[스크랩] 용추폭포

지슬의 세계 2015. 1. 30. 21:37

용추폭포

 

지슬 박경남

 

언제부터였는지

물들의 아우성으로

땅들은 길을 내주게 되었고

세월은 바위에 잘 빚은 송편 모양의

흔적을 만들어 주었다

 

하얗게 부서져 내리는

물꽃은 검은 웅덩이 덮을 듯한 기세였건만

어느덧 그 빛에 동화되어 간다.

세상의 유객들은

자기의 자취 남기고 싶어 

이름 석 자 새기건만 희미해져 가고

득음을 하고 싶은 소리꾼의 창은

메아리쳐 사라진다.

 

한 번도 같은 그림 그린 적 없고

같은 소리 내본 적 없건만

듣고 보는 이들의 마음속엔

깊게 새겨진 물줄기

계곡 사이로 부는 바람에

물결은 흩뿌려지고

떨어진 나뭇잎 휘감아 내려간다.

출처 : 석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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