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란정

[스크랩] 할머니와 칼국수

지슬의 세계 2015. 1. 30. 21:46

할머니와 칼국수

 

지슬 박경남

 

“할머니 칼국수 한 그릇도 되나요?”

큰 맘 먹고 포장마차 거적문을 들쳤다.

“두 놈이 와서 한 그릇만 시키누?”

“돈이 없어서요.”

“돈도 없는 놈들이 연애는 무슨 연애?”

할머닌 퉁명스레 눈 흘기며

칼국수 한 그릇 내 주셨다.

 

배고픈 길에 둘은 허겁지겁

머릴 맞대고 후루룩후루룩

“너무 조금 주셨나 봐?”

아쉬운 마음은 눈빛으로 교환되고

“옜다! 이것도 마저 먹어라”

할머닌 당신이 잡수시려

덜어놓았던 칼국수그릇을  밀어주셨다

“좋은 추억이 될게다 잘 살아야 한다.”

 

꿀맛 같았던 칼국수

푸근한 할머니의 눈빛.

가난하지만 같이 있어

행복한 연인

출처 : 석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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