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정류장

지슬의 세계 2017. 4. 15. 03:54

버스정류장

 

지슬 박경남

 

가끔 낯익은 얼굴을 대하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처음 대하는 모습들이다.

어디로 가는 걸까? 목적지는 어딜까?

자꾸 전광판을 쳐다보는 것을 보면

바쁜 일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디 가느냐고 말 붙여보고 싶지만

무표정의 얼굴들이어서 망설여진다.

 

무심코 지나온 버스정류장에

그냥 한 번 서 있어 보고 싶다.

다른 사람들도 나의 목적지가 어디일지

궁금증이 생겨 말 붙이고 싶을까?

나에게 어디로 가는 거냐고 물어 온다면

나조차도 대답하기가 이상하겠지

그곳에 오랫동안 머문 사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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