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정류장
지슬 박경남
가끔 낯익은 얼굴을 대하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처음 대하는 모습들이다.
어디로 가는 걸까? 목적지는 어딜까?
자꾸 전광판을 쳐다보는 것을 보면
바쁜 일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디 가느냐고 말 붙여보고 싶지만
무표정의 얼굴들이어서 망설여진다.
무심코 지나온 버스정류장에
그냥 한 번 서 있어 보고 싶다.
다른 사람들도 나의 목적지가 어디일지
궁금증이 생겨 말 붙이고 싶을까?
나에게 어디로 가는 거냐고 물어 온다면
나조차도 대답하기가 이상하겠지
그곳에 오랫동안 머문 사람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