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사거리 장승을 보다가 동네에서 세워 놓은 안내판이 보였다.
산제당과 상류천 표석은 찾았지만 한하운 시비는 찾지 못하였다. 다시 시간을 내 차를 골목 한적한 곳에 주차를 하고 걷기 시작했다.
아무리 둘러 봐도 있을 만한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가 다리 위에 장식된 화분들이 예뻐서 구경하다 하천을 내려다 보니 설치된 것 같은 무엇이 보였다.
드디어 찾았다. 한하운님의 보리피리 시가 적힌 시비를 보았다. 잠시 머물렀다 병 치료를 하러 떠난 시인을 기리기 위해 동네 사람들이 세워둔 것이었다.
보리피리/ 한하운
보리피리 불며 / 봄 언덕 / 고향 그리워 / 피-ㄹ 닐리리
보리피리 불며 / 꽃 청산 / 어릴 때 그리워 / 피-ㄹ 닐리리
보리피리 불며 /방랑의 기산하 / 눈물의 언덕을 지나 / 피-ㄹ 닐리리
1949년 첫 시집 〈한하운시초〉를 펴낸 후 문둥병 시인으로 널리 알려졌다. 이어 제2시집 〈보리피리〉(1955)와 제3시집 〈한하운 시전집〉(1956)을 펴냈는데, 여기에 실린 시들은 민요 가락에 온전한 인간이 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염원이 담겨 있다.
한하운 시비를 한참을 들여다 봤다.
문둥병 시인으로 출간된 시집을 명동거리에서 팔려다 사람들에 의해 봉변을 당했다는 것을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되니 마음이 더 짠 했다.
유월답지 않은 뙤약볕아래 또 무엇이 있을까 다리 밑을 지나다 보니
다리 밑에 유천 옛길이란 이름의 벽화들이 그려져있는 진풍경을 봤다.
세류 3동 주민들이 살기좋은 동네 만들기 일환으로 벽화를 그렸나 보다.
국화 꽃도 그리고
튤립에 종이 배도 그리고
동네 곳곳을 안내하는 이정표도 그리고
효원의 도시답게
정조대왕의 원행행렬도 그려 넣었다.
누구의 작품인지 몰라도 화가의 마음을 알 것 같다.
무엇인가 암시를 주는 것 같기도 하고
한하운 시인의 마음을 담고 싶어 꽃 위를 훨훨 날아다니는 나비도 그려 넣었다.
시인의 동심을 담은 보리피는 아이들의 모습은 천진난만하다.
보리피리 소리에 시름은 날아가고 푸른 벌판과 어울리는 종이 비행기가 자유롭게 날아다닌다.
수원천 물이 이렇게 깨끗할 줄은 몰랐는데~~~
동네 사람들의 건강을 위해 둘레길도 닦아 놓고
가다가 힘들면 쉬어 가라고 의자도 만들어 놓았다.
혹시 저것은 선사시대에 만들어진 선조들의 회의 장소였나?
시냇물에 반영되는 나무들도 한가하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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