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돌담
지슬 박경남
성긴 돌 틈 사이로
걸러지지 않은 바람이 지나간다.
내가 태어나기
훨씬 전부터 있었을 그 돌담
철모르던 유년 시절
그 길을 뛰어다녔다.
돌담은
바람도 세월도 걸러내지 않고
그냥 지나가게 내버려 뒀다.
언젠간
걸러지지 않은 바람을 타고
나도 지나가겠지
그 돌 사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