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봄 향기에 서다.

지슬의 세계 2014. 3. 15. 04:45

 

 

봄 향기에 서다.

 

지슬 박경남

 

꽃샘추위 따라온 백설을

뒤집어쓴 복수초는

힘든 몸짓으로

추위를 떨치고 있다.

 

지난 가을부터 준비한

목련의 꽃망울이 하얗게 필 때

노란 개나리 먼저 피겠다며

담장 넘어 손 내밀고

 

분홍저고리 입은 봄 아씨

저 산 고개 넘어 오시면

양지바른 들녘엔

제비꽃 고개 들고 앉으려 한다.

 

뒷동산

할아버지 산소 곁에

부끄러운 할미꽃

고개 숙여 반기고

 

어디선가 바람은

꽃향기를 몰고 와

따뜻한 햇살 품을 때

나는 봄의 한가운데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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