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시 한편

국민 애송시 꽃 김춘수

지슬의 세계 2018. 10. 12. 03:26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이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몸짓이 되고 싶다.

 

 

 

 

 

 

 

김춘수

시인. 문학평론가. 국문학자. 19221125일 출생. 20041129일 사망. 19468월 광복1주년 기념 시화집 날개애가를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하여 첫 시집 구름과 장미(행문사, 1948)를 통영에서 자비로 출간. 2004 19회 소월시문학상 특별상 외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