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수원문학 작품상 수상작
새벽4시
김경은
밤새 찬 공기가 걸레질한
골목은 젖은 채 누워 있다
땅 위에 켜켜이 쌓인 피로가
뜬 눈으로 갱년기 옷자락을 잡았다
텅 빈 무대의 주인공처럼
요란한 조명을 밝힌 청소차는
어제처럼 골목을 쓸고 지나간다
더는 새벽달에 머무는
사람 사는 이야기도 없다
듬성듬성 인터넷 뉴스에
일상을 빼앗긴 신문 소리가
고양이 걸음처럼 들려오고
반 눈 뜬 시곗바늘의 움직임에
닫힌 창문들에 꽃등을 달 즈음
나는 먼데 소리 들리는
철길에 펼쳐진 건반을 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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